"한국부자들 부동산 비중 너무 커…인플레 시기엔 달러 자산 늘려야"

입력 2021-06-03 17:26   수정 2021-06-04 02:15

“한국 부자들은 국내 부동산에 돈을 너무 많이 묶어두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부동산보다는 달러 자산을 늘리는 게 바람직합니다.”

오하드 토포 TCK인베스트먼트 회장(사진)은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 출신 투자자인 토포 회장이 2012년 설립한 TCK인베스트먼트는 서울과 영국 런던을 거점으로 초고액 자산가, 패밀리 오피스, 법인 등의 자산을 관리해주는 투자자문사다. 국내에서 패밀리 오피스 사업을 하는 외국계 하우스로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고객은 30명이 채 안 된다. 최소 투자금액을 2000만달러(약 223억원)로 한정해 매년 2~3곳만 추가로 받으며 철저히 초고액 자산가 대상 ‘부티크’로 운영하고 있다. 토포 회장은 “주로 기업 창업자나 대주주, 오너 등 프라이빗 고객이 60% 정도에 법인 고객이 40%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대해 이미 잘 아는 전문투자자들이라 해외 시장 접근에 도움을 주는 게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부자들이 국내 시장에 지나치게 치중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포 회장은 “미국이나 유럽 투자자들은 자국에 돈을 많이 묶어두지 않고 전 세계에 분산 투자한다”며 “반면 한국 자산가들은 국내 부동산 비중이 포트폴리오에서 60%나 차지해 한국 시장의 리스크를 모두 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TCK인베스트먼트는 이런 국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를 해외 금융자산으로 분산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포 회장은 꾸준히 “달러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투자자다. 그는 “미국의 물가 상승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인데, 이는 달러 가치도 그만큼 빨리 오를 것이란 얘기”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모든 자산 가격이 비싸지만 안전하다고 볼 순 없다”며 “어떤 충격이 닥쳐 가격 조정이 일어난다면 달러를 보유하는 게 가장 안전할 것”이라고 했다.

물가·금리 상승기에는 미국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게 유리하다고도 조언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을 공략하라”고 권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주식이 물가 상승기에 유리한 자산이라는 얘기다. 채권을 포트폴리오에 일정 부분 담는 것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물가연동국채(TIPS)와 미국 하이일드 채권을 추천했다.

초고액 자산가라면 다양성 차원에서 금과 비트코인 등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2% 안팎 담을 것을 권했다. 그는 “세계 최대 부자들은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기관보다 빠르게 움직여 1%가량 보유하는 것이 트렌드”라고 했다.

올 하반기 주식시장에 대해선 S&P500이 3~10%, 한국 코스피지수가 5~15%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토포 회장은 “한국 기업들이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고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유가증권시장도 유망하지만 변동성이 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TCK인베스트먼트에 올해는 2013년 이후 누적수익률 100%를 달성한 기념비적인 해다. 최근 TCK의 대표 포트폴리오 기준 99%(원화 기준) 수익률을 돌파했다. 토포 회장은 “8년여간 100%라고 하면 그리 높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변동성이 낮은 가운데 이런 수익을 냈다는 게 의미 있다”며 “코스피지수 3분의 1 정도의 변동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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